가볍게 전에 트윗에 썼던 차가운 아카아시 발 안아주는 보쿠토로.
승승님을 위해...ㅎㅎㅎㅎㅎ
짧아요.
불면
모처럼 보쿠토가 일찍 들어온 날이지만 아카아시는 책상을 벗어날 수가 없었다. 다음 주부터 시작 될 배구시즌에 보쿠토의 경기를 보러가려면 어떻게든 일을 끝내야했다. 저녁은 보쿠토가 사온 음식으로 해결하고 몇 시간은 뒤에서 끌어안은 보쿠토에게 안겨 작업을 했지만 결국 효율이 나지 않아 칭얼거리는 보쿠토를 재우고 책상 앞에 앉은 아카아시는 두껍게 철이 된 종이뭉치와 컴퓨터 모니터를 노려보며, 옆에 쌓인 몇 권의 자료 책을 뒤지며 손을 움직였다. 식어버린 커피에 뜨거운 물을 부을 정신도 없었다. 몸이 상당히 차가워졌다는 것도 알지 못했다.
정신을 차리고 보자 새벽3시에 가까운 시간이었다. 아카아시는 한숨을 내쉬고 작업 분량을 확인했다. 이정도면 사흘 정도면 다 끝날 것 같다는 계산이 서자 컴퓨터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뻑뻑하고 아픈 눈두덩을 손가락으로 누르며 욕실로 들어갔다. 이런 때는 양치질 하는 것도 굉장히 귀찮다는 생각을 하며 양치질을 하고 세수를 한 후 침실로 들어갔다.
프로 배구에서도 유연하고 화려한 스파이크로 인기가 높은 보쿠토의 연봉은 제법 높아서 덕분에 아카아시도 도쿄 23구 중 미나토 구에 거실이 꽤나 넓은 고층아파트, 4DLK 라는 꽤 사치스런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천장이 높고 전면 유리벽이 있는 건물의 난방 효율은 그다지 좋지 못해서, 그보단 추위를 그다지 타지 않는 보쿠토가 있는 날에는 난방을 거의 하지 않아서 생각보다 집 안 공기가 차가웠다. 하다못해 작업 중 그 방에만 난방을 하면 됐을 텐데 그것도 잊고 몰두하는 바람에 몸이 차갑게 굳어있는 게 이제야 느껴졌다.
보쿠토가 누워있는 반대편으로 돌아가 이불을 들춰 안으로 들어갔다. 체온으로 데워진 침대는 상당히 따듯해서 아카아시는 저도 모르게 길게 숨을 내뱉었다. 몸을 뒤척이자 보쿠토가 꾸물거리며 아카아시 쪽으로 다가왔다. 팔을 목 아래에 끼우자 곧장 아카아시의 몸에 팔을 둘렀다. 조금은 무겁지만 따듯한 팔이 기분 좋아 아카아시는 천천히 보쿠토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보쿠토의 냄새가 났고 체온이 따듯했다. 금세 잠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차가운 상태였던 몸은 생각보다 빨리 따듯해지지 않았다. 자세가 불편하게 느껴져 몸을 뒤척이게 되어서 혹시 보쿠토를 깨울까봐 조심하려고 신경쓰다보니 그게 또 수면을 방해했다.
그때쯤 아카아시는 자신의 발에 닿는 다른 발이 차갑다는 걸 인식했다. 아무래도 발이 차가워서 잠이 들지 않는 듯했다. 아까 뜨거운 물에 발이라도 담그고 올 걸 그랬다고 후회하며 아카아시는 발을 마주하고 비벼보았다. 그것도 역시 몸을 심하게 뒤척일 수 없으니 그다지 효과가 없는 듯했다. 찜질팩이라도 가져올까 고민하는데 잠을 깨웠는지 보쿠토가 아카아시의 팔에 머리를 문질렀다.
“아카아시?”
“깨셨어요? 죄송해요. 다시 주무세요.”
“안 자?”
“잘 거예요.”
“근데 왜 이렇게 차가워. 감기 걸린다.”
보쿠토는 몸을 조금 움직여 이번엔 자신의 팔로 아카아시의 목을 받쳤다. 양팔로 어깨를 감싸고 끌어안자 보쿠토의 체온이 더 따듯하게 전해져왔다. 아카아시는 몸의 긴장을 풀고 보쿠토쪽으로 얼굴을 기댔다.
“차가워.”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보쿠토는 아카아시를 더 가까이 끌어안았다. 그나마 체온이 돌아온 상체와 달리 발은 굉장히 차가웠기 때문에 아카아시는 슬쩍 발을 뒤로 뺐다.
“어디 가.”
이번엔 보쿠토가 다리를 들어 아카아시의 몸을 칭칭 감았다.
“무거워요.”
“도망가니까 그렇지.”
보쿠토는 아카아시의 머리에 턱을 문지르며 다리로 감은 아카아시의 다리를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러나 아래로 미끄러진 발이 아카아시의 발에 닿았고 보쿠토는 깜짝 놀라 반쯤 감고 있던 눈을 크게 떴다.
“발이 왜 이렇게 차가워?”
“글쎄요.”
“난방 안 했어?”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네요. 금방 괜찮아 질 거예요. 주무세요.”
보쿠토는 발을 뒤로 더 빼려는 아카아시의 발에 자신의 발을 문질렀다. 보쿠토의 잠을 깨울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미안해진 아카아시가 몸을 빼내려고 했지만 보쿠토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안 따듯해지네.”
잠시 발을 대고 있던 보쿠토가 하품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아카아시를 똑바로 눕히고 이불을 어깨 아래로 꾹꾹 눌러 감싸준 다음 침대 아래쪽으로 몸을 옮겼다. 아카아시의 발치에 앉아 하체를 이불로 덮은 후 손을 이불 아래로 집어넣어 아카아시의 발을 붙잡았다.
“차갑다니까요.”
“가만히 있어. 아카아시.”
보쿠토는 아카아시의 발을 자기 상의 아래로 넣었다. 순간적으로 느껴진 얼음장 같은 차가움에 보쿠토의 얼굴이 왕창 구겨졌지만 그는 도망가려는 아카아시의 발을 놓아주지 않았다.
“으아, 완전 얼음이잖아.”
“그냥 두시면 되는데요.”
“어떻게 나 몰라라 해. 이렇게 차가운데. 우리 어디 더 따듯한 동네로 이사 갈까? 오키나와는 어때?”
“됐습니다.”
아카아시는 보쿠토가 오키나와로 가는 걸 옆 동네 옮겨가듯 말하는 걸 굳이 지적하진 않았다.
“따듯해?”
“…네.”
“얼른 따듯해져야 아카아시 잘 잘 텐데.”
“그냥 둬도 금방 따듯해 질 텐데요.”
“백년 걸릴 걸.”
보쿠토는 다시 하품을 하며 손을 놓고 팔로 아카아시의 발을 감쌌다. 좀 더 따듯한 기운이 발전체를 감싸 간질간질한 기분이 들어 아카아시는 살짝 눈꺼풀을 아래로 내렸다. 한참 팔로 안고 있던 보쿠토가 다시 손으로 아카아시의 발을 쥐고 문질렀다.
“있잖아 아카아시.”
“네.”
“좀 더 편한 일 하면 안 돼? 나 돈 많이 벌잖아.”
“할 줄 아는 게 이것뿐이라 그렇죠.”
“그래도. 이렇게 고생하는 거 싫은데.”
“보쿠토씨에 비하면 고생도 아니죠.”
“난 좋아서 하는 거잖아.”
“저도 그래요.”
“그러면 할 수 없지만. 발도 이렇게 차갑고…. 난방비 벌어올 테니까 난방 잘 하고 있어.”
“네. 오늘은 그냥 좀 바빠서 그랬어요.”
“응….”
반쯤 졸면서 조금 체온이 돌아온 아카아시의 발을 들어 올려 자기 뺨에 비빈 보쿠토는 발바닥에 번갈아가며 입 맞췄다.
“간지러워요.”
“응, 응.”
건성으로 대답하며 자신의 발로 목을 감싸는 보쿠토를 보고 결국 아카아시는 웃고 말았다.
“왜 웃어.”
“보쿠토씨 피곤해보여요.”
“딴소리 하지 말고.”
“이리 오세요.”
“아직 차가워.”
보쿠토는 다시 아카아시의 발을 배에 대고 끌어안았다. 보쿠토의 체온이 전해져 아카아시의 발이 점차 따듯해지자 보쿠토의 고개가 꾸벅꾸벅 아래로 떨어졌다. 그걸 보며 아카아시는 제대로 누워서 자라고 말하고 싶은데 발을 감싸는 보쿠토의 온도가 기분이 좋아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는 기분으로 그 체온을 맛보았다.
점점 눈꺼풀이 무거워져 이젠 정말로 곁으로 오라고 말해야 하는데 입술이 열리지 않았다.
“보쿠토씨….”
아카아시는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자기가 무슨 소리를 중얼거리는지도 인식하지 못한 채 잠으로 빠져들었다.
깜박 잠든 아카아시는 묘한 위화감에 불현듯 눈을 떴다. 그리고 옆에 보쿠토가 없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다 마지막 상황을 기억하고 발을 움직여보았다. 여전히 붙잡힌 채의 발끝에 따듯하고 단단한 것이 느껴졌다. 몸을 일으키자 자기 발을 끌어안고 옆으로 쓰러져 자고 있는 보쿠토가 보였다. 몸을 잔뜩 웅크리고 아카아시의 발을 꼭 끌어안고 있는 것이 우습기도 하고 불쌍하기도 했다.
발을 빼려고 했지만 너무 단단히 붙잡고 있어서 결국 아카아시는 발을 움직여 보쿠토의 배를 간질였다. ‘응, 응.’하며 불편한 듯 얼굴을 찌푸리기만 하고 일어나질 않아서 결국 아카아시는 보쿠토의 배를 발로 가볍게 찼다.
“으응?”
“바로 누워서 주무세요.”
“응…. 아카아시 이제 괜찮아?”
“네. 저도 모르게 잠 들었네요. 불편하지 않으세요?”
“응…. 괜찮아.”
주섬주섬 아카아시 옆으로 기어들어온 보쿠토가 아카아시를 끌어안았다.
“따듯해졌네. 좋아.”
“감사합니다.”
“응응.”
다시 아카아시의 머리카락에 얼굴을 부빈 보쿠토는 금세 잠들었다. 아카아시 역시 다시금 수마에 몸을 맡겼다. 난방도 좋지만 역시 보쿠토 쪽이 훨씬 따듯하단 생각만이 아카아시의 흐려지는 의식 속을 미끄러져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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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썼지만 커귀....
어째선지 저는 이 커플이 덤덤해 보이지만 세상에 다시없을 닭살 부부 같은 느낌이 좀 있네요.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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