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사랑한 사람들이 너를 위해 울고 네 죽음을 방관한 하늘이 지금에서야 그 일을 후회하듯 울었다. 스무 살 생일이 채 한달도 남지 않은 너를 데려가며 흘리는 눈물에 나는 치미는 분노를 움켜쥔 손아귀에 가두었다. 너를 사랑하던, 네가 사랑한 이들의 눈에서 흘러내린 눈물이 네가 묻힐 땅을 적셨기에 나는 그 비애를 존중하여 내 분노를 발을 집어삼키는 젖은 진흙 안으로 삼켰다.
누구보다 빛나던 너를 마지막으로 품은 검은 궤. 너를 지키지 못한 나는 네 커다란 포부를 구겨 담은 그 작은 상자가 지독한 어둠에 안착하는 것을 그저 바라보아야만 했다. 영원한 안식이 과연 그 구덩이 안에 있을까? 네 간절한 바람을 이루지 못한 너의 영혼이 정녕 눈물이 뒤섞인 진흙 아래에서 편히 쉴 수 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오이카와.
온당히 네 것이 되어야 할 그 모든 것을 두고 떠난 네가 홀로 차디찬 숨을 폐에 가둔 채 잠들 수 있다고는, 나는 결코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네 곁에….
네 곁에 내가 없음을 네가 알게 된다는 것이 나는 걱정이다. 빛조차 없는 무(無)의 공간에 네가 홀로 서야 함이 나는 무섭다. 네가 없는 이곳에서 대답 없을 너의 이름을 불러야 하는 것이 두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