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ttt_tantree)님 썰을 짧게 글로 옮긴 것입니다.
사용 허락해주셔서 감사해요. >_<
오타주의.....
오이카와씨의 애인
언제나와 같이 연습을 끝내고 샤워를 하고 나온 후의 라커룸. 평소와 다른 점이라면 오이카와가 씻는 것까지 따라 들어가 잔소리를 하는 이와이즈미가 오늘은 조금 늦게 하나마키와 둘이서 샤워실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라커룸에서 옷을 갈아입고 대충 짐을 챙긴 다른 부원들은 늦게 들어간 3학년 두 사람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시시껄렁한 잡담을 나누었다.
평소라면 그냥 내버려두고 가겠지만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와 함께 가겠다고 남았고 마츠카와는 가져온 음료수를 다 마시고 가겠다고 주저앉고, 쿠니미는 하나마키에게 받을 것이 있다고 기다리고 킨다이치는 어쩐지 나갈 타이밍을 잡지 못해 엉겁결에 그곳에 있게 되었다.
이야기는 오늘 훈련 내용에 관한 것부터 요즘 인기 있는 아이돌까지 두서없이 중구난방으로 이어졌다. 그러다가 그 나이대의 청소년이 그러하듯 이상형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고 갑자기 오이카와가 눈을 빛내더니 두 일학년 후배에게 물었다.
“킨다이치랑 쿠니미짱 여친 없어?”
“없는데요.”
“없습니다.”
킨다이치는 약간 쑥스러운 듯 뒷머리를 긁적였고 쿠니미는 뭘 알면서 묻냐는 심드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러지 말고. 솔직하게 말하라니까?”
“없어요. 그러는 선배는요? 선배도 지난번에 헤어졌잖아요?”
쿠니미는 귀찮다는 듯 대답하며 오이카와 뒤쪽에 보이는 샤워실 문을 흘끔거렸다.
“그건 옛날이구!”
“그래그래. 이녀석 지금은 있어.”
“엣? 진짜요?”
“마츠카와 선배. 농담이 재미없네요.”
마츠카와는 스트로우로 내용물을 힘껏 빨아들이며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었다. 쿠니미는 원래 힘주어 뜨지 않는 눈을 더 실같이 만들어 오이카와를 보았다. 그 지긋한 눈초리에 오이카와는 되레 찔린 듯 말을 더듬었다.
“왜, 왜. 쿠니미쨩 선배를 그렇게 봐?”
“진짭니까? 누군데요 선배?”
킨다이치가 눈을 빛내며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 부담스러운 눈빛에 오이카와가 무슨 쓸데없는 소릴 하냐고 마츠카와를 노려보았지만 마츠카와는 시선을 피한 채 쪽쪽 음료수만 빨아들였다.
“가르쳐주세요. 궁금해요.”
“그건 알아서 뭐 할 거야. 킨다이치.”
“평소엔 엄청 자랑하시잖아요. 긴 생머리라든가 얼굴이 하얗다든가 교복이 잘 어울린다든가 묻지 않아도 말씀 잘 하셨잖아요? 이번엔 누군데 그렇게 암 말씀 안 하세요?”
“하,하,하….”
오이카와가 영혼 없는 웃음소리를 내뱉자 옆에서 마츠카와는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생겼다는 듯 빙글빙글 눈으로 웃었다.
“말씀해주세요.”
“맞아요. 선배 궁금해요. 가르쳐주세요.”
“그게….”
오이카와는 마츠카와를 노려봤다 쿠니미를 흘겨봤다 킨다이치를 보곤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리고 검지로 관자놀이를 긁으며 시선을 천장으로 향하게 했다.
“음… 체구가 작고 아담해. 갈색 웨이브 머리에다가 엄청 상냥하구. 내 말을 잘 들어주는 귀여운 여자아이.”
오이카와는 그렇게 말하고선 생긋 웃었다. 킨다이치는 “진짜요? 예뻐요?” 라고 물었고 쿠니미는 묘한 얼굴을 했다.
“아담하고 니 말을 잘 들어주는 여자아이?”
“에? 에엣??!! 이와쨩! 언제 나왔어?”
“금방. 무슨 이야기 하고 있었냐?”
“어… 그게….”
“우리 캡틴의 새로운 여자친구 이야기.”
“맛층!!!!”
마츠카와는 마지막 남은 음료수를 쪼오오옥 빨아들였다. 음료팩이 쪼그라드는 걸 보자 오이카와는 마치 자신의 심장이 저렇게 쪼그라드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흐응. 그러냐? 오이카와의 새 여친?”
“헤에에… 언제 새로 사귀었어?”
이와이즈미는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며 오이카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하나마키가 키득키득 웃으며 라커를 열며 놀리듯 묻자 오이카와가 “맛키이….” 라고 어울리지도 않는 불쌍한 표정으로 말끝을 끌었다.
“선배 죄송한데 아까 부탁드린 거….”
“아, 미안미안, 여기. 기다렸지?”
“괜찮습니다. 덕분에 오이카와 선배에게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것도 알게 되었는데요. 먼저 들어가겠습니다.”
“그래. 잘 들어가. 내일 늦지 말고.”
“네.”
쿠니미는 하나마키에게 물건을 받자마자 빠르고 자연스럽게 인사를 했다. 킨다이치도 딱히 남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엉거주춤 고개를 숙이고 쿠니미와 함께 라커룸을 나섰다. 3학년들만 남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마츠카와는 그제야 몸을 일으켜 쓰레기통에 구겨진 음료팩을 던져 넣었다. 정확하게 쓰레기통으로 골인 한 것을 보고 싱긋 웃은 그는 어쩐지 시선을 먼곳으로 하고 있는 오이카와와 그런 오이카와를 지그시 보는 이와이즈미를 한 번씩 돌아보고는 자신의 가방을 둘러멨다.
“먼저 간다.”
“맛층 치사해!”
“내가 뭐.”
“나도 간다. 문 잘 잠가.”
“어, 잘 들어가라.”
“나, 나도 같이 가!”
“주장이 어딜 가?”
“엣? 오이카와씨 오늘 부일지 성실하게 다 썼는데요?”
부산하게 가방을 챙기던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의 여전히 지긋한 눈빛에 주춤주춤 뒷걸음쳤다.
“먼저 간다.”
“마, 맛키! 맛층!”
오이카와의 외침에도 두 사람이 나간 라커룸은 무심하게 닫혔다. 이제 안에는 두 사람만이 남았다. 오이카와는 가방끈을 붙잡고 이와이즈미를 보았다. 이와이즈미는 평소에 잘 보여주지 않는 웃는 얼굴로 오이카와에게 다가갔다.
“이…이와쨩….”
입은 분명 웃고 있었지만 눈은 하나도 웃고 있지 않았다.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가 다가오는 만큼 뒷걸음 쳤지만 채 세 걸음을 걷기도 전에 라커에 등이 부딪쳤다.
“바람피운다는 말을 아주 구체적으로 하네?”
“에? 아, 아냐. 이와쨩….”
오이카와는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도망쳐서 안전한 곳에서 변명을 해야겠다는 본능대로 손으로 등 뒤 라커를 더듬다 그곳에서 빠져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발이 움직이기도 전에 이와이즈미에게 어깨가 붙잡혔다.
“히익! 미, 미안해 이와쨩!”
이와이즈미는 강한 힘으로 어깨를 누르고 남은 손으로 꽤 큰 소리가 나도록 라커에 손을 짚었다. 오이카와의 어깨가 움찔 튀어올랐다.
“다시 말해봐. 애인이 어떻게 생겼다고?”
“이와쨔앙….”
“말 안 해?”
“헉, 아, 어 그게 나, 나보다 작고….”
“작고?”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희번뜩한 눈빛에 잔뜩 목을 움추린 오이카와는 몸이 움츠러든 만큼이나 작아진 목소리로 우물쭈물 말을 이었다.
“머, 머리는, 히끅.”
갑자기 너무 놀라서 그런지 딸꾹질이 나왔다. 그냥 여기서 그만두고 싶었는데 이와이즈미의 눈은 오이카와에게서 반드시 대답을 들어내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머, 머리는, 희끅. 삐, 삐죽삐죽, 희끅. 하….”
“갈색 웨이브 어쩌고 하지 않았냐?”
“이와쨔아아아앙! 잘못했어! 희끅, 그거 아니야아….”
오이카와는 눈가에 눈물까지 글썽글썽 달고는 이와이즈미를 보았다.
“그럼?”
“나, 나보다 조금 작은데 머리는 삐죽삐죽하구… 그리구, 그리구 나 맨날 혼내지만….”
이와이즈미의 눈이 차갑게 변했다. 오이카와는 고개를 붕붕 저으며 재빨리 말을 이었다.
“그치만 엄청 멋지구. 듬직하구. 내, 내가 말 하는 것도 다 들어주구….”
거기까지 말했지만 이와이즈미의 표정에 변화가 없어 오이카와는 울먹울먹한 눈으로 이와이즈미에게 매달렸다.
“이와쨔앙….”
이와이즈미는 뚫어져라 오이카와를 보며 어깨를 눌렀던 손을 떼어냈다. 그리고 거의 오이카와의 입술에 자신이 입술이 닿을 듯한 곳까지 다가갔다. 떼어낸 손으로 오이카와의 허리를 붙잡고 입을 열었다.
“그래서, 그 사람이 누군데? 왜 그렇게 칭찬해?”
그제야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의 눈이 웃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이와쨔앙!”
“누구냐니까?”
오이카와의 입술에 바짝 이와이즈미의 입술이 다가왔다. 입술이 겹쳐지지도 않았는데 마치 키스를 할 때처럼 숨이 가빠지는 듯해 오이카와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오, 오이카와씨 애인이라구 애인! 세상에서 제일 멋진 오이카와씨의 애인 이와쨔… 웁!”
새빨갛게 얼굴을 물들이고 꼭 감은 눈가에 눈물을 매달고 자신의 이름을 말하는 오이카와가 참을 수 없이 귀여웠다.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가 자신의 이름을 다 말하기 전에 입술로 오이카와의 입술을 막았다. 입술을 빨아들이고 혀를 밀어 넣어 오이카와를 옭아맸다. ‘읍읍’ 숨 막힌다는 듯 소리를 내면서도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의 입술을 거부하지 않았다. 쪽쪽 입술이 부벼지는 소리만이 라커룸에 가득 차올랐다.
이와이즈미가 사랑스러운 애인의 입술을 만족할 때까지 맛보고 떨어지자 오이카와는 부족한 숨을 들이마시며 울상을 지었다.
“이와쨩 나빴어. 오, 오이카와씨는 이와쨩 밖에 없는데. 훌쩍.”
“갈색 웨이브에 니 말 잘 들어주는 귀여운 여자애라고 한 건 너 아니냐?”
“히잉… 맛층이 놀려서 둘러댄 거란 말야.”
“퍽이나.”
“진짜라구우….”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의 목을 끌어안고 어깨에 얼굴을 문질렀다.
“진짜냐?”
“응, 응. 오이카와씨 애인은 이와쨩이잖아. 이와쨩이 제일 멋져.”
“진짜지?”
“응, 으응. 그러니까아….”
“그러니까 뭐?”
“소, 손….”
“손 뭐?”
“하응, 이와쨔앙….”
어느새 셔츠 아래로 기어들어간 이와이즈미의 손이 오이카와의 가슴팍을 더듬었다.
“아앙, 안 돼. 이와쨩. 싫어.”
“싫긴.”
원래라면 그쯤에서 그만두려했던 이와이즈미는 잔뜩 어리광부리는 오이카와의 목소리를 듣자 몸에 열이 오르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손을 좀 더 위로 올리며 진득하게 귓바퀴를 핥자 오이카와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이, 이와쨩… 안 돼…. 아읏….”
어차피 조금 있으면 먼저 졸라댈 거면서 싫단 소리만 하는 입술을 이와이즈미는 자신의 입술로 막았다. 조금 전보다 더 달아오른 숨이 빈틈 없이 섞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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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님(@ttt_tantree)께서 트위터에 썰 푸신 게 귀여워서 허락받고 짧게 써보았습니다.
귀여운 썰을 조금 망친 듯한 기분이 들지만... 좋게 봐주시면 기쁘겠습니다.
아니야... 그거 아니야... 하는 오이카와씨가 귀여워서 그만...ㅋㅋㅋㅋㅋ
역시 다른 사람에겐 안 그래도 이와쨩에게만 찡얼찡얼 하는 오이카와는 귀여워요...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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